영화 그녀에게(Talk To Her, 2002) 줄거리 결말 감상리뷰

스페인의 거장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2002년 작품인 영화 그녀에게(Talk To Her)는 영국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에 포함된 명실상부한 명작으로서 국내에서는 2003년 처음 개봉되었고, 2015년에 다시 재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두 여인을 사랑하는 두 남자의 불완전하고 대조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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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남자 간호사인 베니뇨는 우연히 자신의 집 창문으로 맞은 편 무용 스튜디오의 알리샤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리고, 짝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그렇게 창문을 통해 알리샤를 보다가 그녀가 지갑을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는 재빠르게 내려가 지갑을 주워주며, 그녀를 집으로 바래다주게 됩니다. 그녀와의 첫 번째 대화를 통해 그녀가 발레를 사랑하고, 발레 공연 보는 것을 좋아하며 무성영화와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헤어지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4년 전의 교통사로로 인해 혼수상태(코마)에 있는 알리샤를 베니뇨가 극진히 간호하고 있습니다. 그는 연극을 보고 와서 알리샤에게 설명해 주기도 하고, 하루 종일 말을 걸고, 몸을 닦아주고, 밥을 먹이고, 머리를 정리해 주는 등 그녀의 어머니인 것처럼 그녀를 보살펴 줍니다. 또 한 남자는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잡지 기자 마르코입니다. 우연히 TV 프로그램에 나온 투우사 리디아를 보고 흥미를 느껴 인터뷰를 하기 위해 그녀를 찾아갑니다. 각자 사랑의 상처를 지닌 마르코와 리디아는 서로에게 빠져들며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나 투우 경기 후, 할 말이 있다고 했던 리디아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가 되고 맙니다. 코마 상태의 상대를 대하는 두 남자의 방식은 상당히 대조적입니다. 베니뇨는 알리샤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퍼붓는 반면 마르코는 대답할 수 없는 리디아가 낯설어 어쩔 줄 몰라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마르코는 알리샤의 방을 지나가면서 베니뇨가 간호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두 사람은 각자의 사연을 얘기하며 대화하게 됩니다. 헌신적인 사랑밖에 해보지 못한 베니뇨는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기에 자신만의 방식을 고집하며 그녀를 위한 사랑을 이어나갑니다. 반면 마르코는 리디아의 전 연인인 투우사로부터 그녀가 마르코와 헤어져 자신과 다시 재결합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는 그녀를 투우사에게 맡기고 여행 잡지를 만들기 위해 요르단으로 떠나게 됩니다. 얼마 후, 알리샤가 베니뇨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임신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원에서는 의심스러운 베니뇨를 신고해 구치소로 보내게 됩니다. 요르단에서 신문 기사를 통해 리디아의 부고 소식을 본 마르코는 스페인으로 귀국하게 되고, 친구처럼 지냈던 베니뇨가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에게 면회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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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내놓은 베니뇨의 집에 마르코가 살게 되고, 마르코는 이사온 첫날 창문을 열었다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무용 스튜디오에 있는 알리샤를 보게 됩니다. 마르코는 베니뇨의 변호사를 찾아가 알리샤가 아이를 낳았으나 사산이었고, 출산을 통해 코마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베니뇨에게 알려주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변호사는 그 소식을 들으면 베니뇨가 어떤 행동을 할지도 모르니 사실대로 말하지 말자고 권유합니다. 그래서 마르코는 베니뇨에게 아이는 사산되었고, 알리샤는 여전히 코마 상태라고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변호사의 요청 때문에 마르코는 사실은 모른척한 체 베니뇨를 면회하러 갑니다. 베니뇨는 자신에게 참된 우정을 보여준 마르코에게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고마워합니다. 하지만 마르코는 그의 눈물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예감하게 됩니다. 면회 다음 날, 마르코의 핸드폰으로 베니뇨의 마지막 작별인사 문자가 와있었습니다. 마르코가 택시를 잡아타고 구치소로 갔지만, 이미 베니뇨는 자살한 상태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고, 마르코에게 유언의 편지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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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리뷰

영화를 보기 전에는 거장 감독의 작품이라 어렵거나 지루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 보고 난 느낌은 전혀 지루하지 않고 내용도 이해하기 쉬워 흥미진진하게 감상했습니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 나온 연극을 통해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보여 주었고,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해주지는 않았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세련된 방식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알리샤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주고도 자신의 독단적인 잘못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베니뇨가 참 안타깝습니다. 코마 상태의 그녀 곁에 머문 4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강간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그의 일방적인 사랑이 용서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순수에 가까운 사랑이라도 일방적이라면 그것은 사랑이 아닌 또 다른 폭력일 수 있음을 베니뇨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다른 영화들도 찾아서 감상하고 싶습니다.